혹시 당신은 저런 위의 사진처럼 허리를 젖히고 사진을 찍은 경험이 있는지?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나만의 여행을 생각한다.

그러나 ‘나’만의 여행은 사실 누구나의 여행이기도 하다.

여행의 순간들은 나만의 순간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대부분 비슷해서

서로 비슷한 순간들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김영주의 <스페인, 어쩌면 당신도 마주칠 수 있는 순간들 79>는 그런 맥락에서 쓰인 책이다.

김영주의 순간들은 곧 나의 순간들, 어쩌면 당신이 마주친 순간들일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여자는 작가 김영주의 순간의 모습일 수도, 혹은 당신의 순간의 모습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 기능은 여행자의 행동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손가락 하나면 해결되는 간편한 촬영 방법, 알아서
조정해주는 뛰어난 해상도와 화질, 완성된 사진 파일을 원하는 대로
둔갑시키는 다양한 효과. 관광객들은 이제 자신이 살짝 누른 동그란
버튼 하나로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찍어대도 돈이 들지 않는다. SNS에 올린 사진 몇 장이 폭발적 반응을
얻기도 한다. 뚜렷한 형태로 소유할 수 없는 여행 경험이 구체적인
자료가 되어 대대손손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기회만 되면 무조건
찍어야 한다. 나중에 무엇에 써먹을지 골똘히 생각할 필요도 없다.
순간 포착을 위해서는 날렵하게 움직여야 한다. 경우에 따라 몸을
꺾거나 젖히거나 날리거나 꼬거나 비틀 수도 있다. 그 정도 노고가
뭔 대수겠는가. 평생 간직할 나만의 보물 1호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스페인, 어쩌면 당신도 마주칠 수 있는 순간들> 중  9. 여행과 사진의 함수관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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